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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인간동화
제목 삶의 비극과 고통뿐인 세상의 업을 짊어진채 윤회하는 가련한 인간의 이야기
글쓴이 이유천 조회 148
등록일 2019-01-03
내용 어둡고 비극적인 느낌의 시놉시스에 이끌려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한파의 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던 평일 저녁의 소극장에는 많은 관객들로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는 공연을 향한 열기와 분수대가 놓여있는 단촐한 무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얼굴에 화상의 흔적이 있는 컵을 든 소년이 객석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관객들에게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무척 슬퍼보였습니다. 불이난 건물에서 살아남은 청년에게 말을 건 노인은 청년이 동경하던 저택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청년에게 저택과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들려줍니다. 교수의 딸에게 반한 청년은 행복과 성공한 인생을 만들어 주겠다는 노인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유혹에 이끌려 저택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기이한 일들을 목격하게 되지요. 연극을 통해서 처음으로 스웨덴의 극작가인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와 원작인 <유령소나타>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기승전결의 명확한 전개나 뚜렷한 결말이 없는 부조리극에 가까웠으며, 인물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이 청년을 저택으로 안내하여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는 배역을 맡으신 배우들의 기괴하면서도 생생한 연기와 허무주의와 염세적인 세계관을 토대로한 대사들로 인해서 끝까지 몰입하며 관람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인간은 어쩌면 불행한 현실을 살아가는 슬픈 존재이기 때문에 동화속 세계를 동경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극중 저택의 주인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죄를 씻는 무언 수행에 가까운 의식을 벌이는 장면에서 참다못한 노인이 [죄는 씻는 것이 아니야! 불로 태워서 정화시켜야 하는 거야!]라고 외치며 불을 지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비극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갈 숙명속에서 고통과 절망이 가득한 지옥같은 세상을 견뎌내야 하는 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극작가 스트린드베리는 자신의 고통스러웠던 유년시절의 기억으로 인해 지옥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죽음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인간의 원죄와 업으로부터 해방되기까지 끝없는 윤회를 거치는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는 죄에서 벗어나 구원받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비록 체홉의 초기 작품들은 비극이었으나, 만년의 체홉은 삶의 희망과 구원에 대해서 긍정하였듯이 말이지요. 멋진 무대를 선보여주신 극단의극단 여러분들의 열정과 깊은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자리에 초대해주신 서울연극센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무엇이 인간을 이토록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의 시간을 선물해준 연극 <인간동화>가 관객들의 사랑속에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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